Page 7 - 오산문화 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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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VOL. 62 osan culture
오산인터체인지
서정택 Ⅰ시인
봄날의 햇살을 돌돌 감고 피는,
잉크 바랜 편지지 안으로 첨벙 빠져드는,
한통의 편지 같은 산수유 키스 자국
그대를 앞에 두면 입술이 얼얼하다
바퀴 닳은 마음은
어쩔 수 없음이 안타까워
굴곡진 길의 모롱이를
미끄러지다 멈추겠지만 할 수 있다면
내 편지가 들어설 빨간 우체통은
산수유를 이별했던 모든 인연들에게
한갓진 톨게이트의 각별한 문이었으면 한다
그 문은 고리가 떨어져 나간,
눈이 시린 별리처럼,
일련번호가 지워진 티켓처럼,
누군가에게 또, 버려질지 모르겠지만
그러하니 갈라진 고속도로보다는
일차선 만남 한 장이 철썩,
우표처럼,
오산인터체인지에도
붙었으면 좋겠다
• 경기도 오산 출생.
• 2006. 『농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 2011. 나래시조문학상 수상.
• 2013. 중앙시조대상 신인상 수상.
• 2016. 시집 : 현대시조 100인선 『벚꽃의 국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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