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4 - 오산시역사문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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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화성궐리사를  오르는  계단



                    정조가  오산화성궐리사를  당시  화성부  중규면  구정촌(현재의  오산시  궐동)에  창건
                  한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였다.
                    정조는  1769년(영조  38년)  영조의  미움을  받아  뒤주에서  비참하게  죽은  사도세자
                  의  아들이다.  죄인의  자식이  되어  갖은  파란을  겪은  정조가  1776년(영조  52년)  우
                  여곡절  끝에  조선의  22대  왕에  등극한다.

                    왕위에  오른  정조는  집권  초기부터  개혁정책을  통하여  정치적  기반을  닦고  왕권을
                  회복한  후  숙원이었던  사도세자의  묘소를  수원부가  있던  화산으로  옮겨  장차  능으
                  로  격상시키는  완전한  복권을  도모한다.
                    정조가  왕위에  오르던  당시는  신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왕권이  쇄미했다.  이미  서
                  울은  노론  신료들이  조정을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노론  일당  세력에  다른
                  당인  세력이  대항하기는  역학적으로  불가능한  상태였고,  이러한  상황을  전환시키기

                  위해  교통의  요지로  손꼽히는  수원을  신도시의  거점으로  정하고  새로운  왕권의  강
                  화를  구체화한  것이다.
                    이와  같은  정책을  실행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민심의  호응이었다.  정조가  믿
                  을  수  있는  세력은  백성의  힘과  유림뿐이었다.  정조는  선대의  탕평책을  계승하고,

                  개혁의  명분으로  학문을  앞세우는  정치를  하며,  현실에  맞지  않는  것은  과감하게
                  바꿔가는  길을  선택한다.  서울에  버금가는  신도시의  개창  필요성은  이러한  왕권  강
                  화책의  필요에  의해  시작된  것이다.
                    정조가  제2의  왕도격인  신도시를  현  수원시에  건설하여  군사와  경제의  강화를  도
                  모하여  정치적인  힘을  키우고자  했다면,  현  오산시  궐동(당시  중규면)에  공자  사당
                  인  오산화성궐리사를  개설한  것은  이곳을  조선  유림의  총  본산으로  만들어  유림들

                  로  하여금  공자의  충(忠)  사상을  통해  그들의  단합된  힘을  정조  자신에게로  집중케
                  하는  것이  왕권  강화를  위한  실질적  대책이  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조선의  백성,  즉  자신의  백성들  삶을  책임지는  따뜻한  왕권의  단초라  여겼던  것이
                  다.

                    이러한  의중을  담고  정조는  경기  감사에  명해  공부자의  성문을  보수토록  하고  공
                  자가  살았던  중국  노나라에  있는  궐리사를  본떠  사액하고  당시  화성부  중규면  구정
                  촌의  동명을  궐리로  개칭케  하니  이로부터  오산화성궐리사란  공자의  성묘가  이  땅
                  에  자리  잡게  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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