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 - 오산문화 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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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오산청소년문학상 | 대상작








                어느 바닷가에서


                                                        김 수 현 / 성호고 1학년





                아침의 장막이 걷히고                               깊게 새겨지는 그리움만이 검게 남는다
                수면에 닿아 찬란히 부서져 내리는                        햇살 아래 자신을 열정적으로 불사르던
                금실로 수놓인 햇살의 향연 아래                         모든 풍경들이 어둠에 가라앉아

                하이얀 모래밭에 파도가 부드러이 일어                      흔적조차 보이지 않게 되면
                온 세상이 흰 거품으로 뒤덮인다                         그제서야
                바다 위 얇게 퍼진 흰 구름은                          강의 저 밑바닥에서 반짝이는 사금처럼
                소금기를 품은 해풍이 몰아치면서                         달빛과 별빛이 은은히 빛나며

                촛불처럼 이리저리 일렁인다                            그 아름다운 목소리로 자장가를 부른다
                모래밭 뒤 고운 곡선을 그리는                          태양이 남긴 그리움의 자국을 닦아 내고
                깊고 깊은 초록빛 능선 위                            내일도 찬란히 빛날 수 있도록
                길게 뻗어난 파란 잎들 사이                           온 세상을 품어 보듬는다

                청초하게 피어있는 하얀 꽃                            달빛과 별빛의 품 안에서
                구름과 해풍에 이리저리 뒤섞여                          모든 산과 바다, 꽃과 풀은
                함께 춤을 춘다                                  하나되어
                점점 짙어지는 햇살은 둥글게 펼쳐진                       서로의 온기를 느끼며 잠이 든다

                세상의 모든 것에 손을 흔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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